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파편적으로 지나간다. 어떤 상념은 계속 제자리에 머무르기도 하고, 어떤 상념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하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생각이 너무 많이 드는 날은 잠을 자지 못하고 한동안 뒤척이다, 붉게 타오르는 동그란 녀석을 마주하고 만다.

나는 현재 죽도록 하기 싫은 달리기를 진행 중에 있다. 24시간 중에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이것들에는 집중하면서, 정작 내 몸에는 집중하는 시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생기는 건 오직 내몸이 아플 때다.

더 박살나고, 깨지기 전에 내 몸을 먼저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시급했다. 현재를 살아가면서 미래를 고민하고, 미래에 시간에 대해서는 과거를 욱여넣고 있었다.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했을 때, 달리기는 내게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내 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다른 잡념을 모두 없애주었다. 오직 내 몸, 내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앞으로 향하고 있지만 생각은 멈출 수 있다는 건 꽤나 유효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관계 속에서 요구되는 마케터 김태완, 편집장 김태완이 아니라 그저 ‘나’로 달릴 수 있어서 좋다.

처음에는 2km도 힘들었다.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였다. 5km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렇지만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가짐과 어떻게 하면 더 잘 뛸 수 있을지, 오늘은 어떻게 뛰면 좋을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당장의 빠름을 원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60일을 넘게 천천히 뛰었다. 빨리 가기 위해 장기적인 성장을 져버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 여유를 갖고 나의 성장을 목표로 했기에 거라는 점차 늘어났고 페이스도 좋아졌다.

달리기를 하면서 선천적으로 주어진 조건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성장과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저 빨리, 효율적으로 쉽게 목표에 달성하기보다, 느리지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내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 최고가 되기보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제보다 1km 더 나아간 나. 어제보다 100m 더 나아간 내가 되고 싶다.

나는 최고가 되고 싶지 않다. 그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Best라는 욕망은 Better의 가장 큰 적이다.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며 어제보다 더 성장한 사람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