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3월 7일 오후 3시 즈음. 고요하고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분위기뿐만 아니라 주말 근무는 업무적으로도 타부서의 요청사항이 적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 심적으로도 더 편안하다.
낮 근무조와 비대면으로 교대를 하고 사무실로 내려왔다. 우르르 몰려 사무실로 들어온 우리들은 바로 각자의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이리저리 살피며 특이사항을 확인했다. 나도 중요 포인트들을 재빨리 슥슥 확인하고, 가방과 자리를 대충 정리하고 일어섰다. 그러고는 배가 허전한 마음에 내 발걸음은 탕비실로 향했다.
탕비실로 들어서자 과장님이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놓고 머리를 거의 박을 기세로 살피고 있었다. 텅 비어있는 냉장고가믿기지 않으셨는지 머리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드디어 냉장고에서 머리를 빼고 문을 닫은 과장님의 손에는 네 개의달걀이 쥐어져 있었다. 달랑 네 개지만 두 손에는 가득 찼다. 우리는 두 개씩 나눠 먹기로 했고, 바로 찜기 세팅을 시작했다.
닭 모양 찜기 바닥에 정수 물을 자작하게 넣고, 틀을 결합했다. 그리고 그 틀 위에 움푹 파인 모양대로 달걀 네 개를 올렸다. 닭 머리 모양 뚜껑을 닫으며 완벽한 닭이 된 찜기는 그대로 전자레인지로 들어가 8분간 사우나를 시작했다.
8분간 사우나를 즐긴 닭은 아주 뜨끈뜨끈했다. 엄청난 열기를 띠는 뜨거운 찜기를 손 끝자락으로 재빨리 꺼내어 뚜껑을 열었다. 달걀 네 개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그러고는 미리 준비한 냉탕 볼에 집게로 달걀을 집어 투하했다. 사우나를 즐기다 갑자기 냉탕에 들어간 달걀들은 금세 식어버렸고, 마치 너무 차가워서 껍질 안의 몸이 쪼그라들은 것처럼 껍질과 분리되었다.
그렇게 껍질이 벗겨진 달걀을 소금에 찍어 입에 넣었다. 이제 막 사우나를 마치고 나온 흰자는 마치 푸딩처럼 부드러웠다. 완전히 익지 않은 노른자는 입안에서 터져 걸쭉하게 풍미를 더해줬다. 그렇게 달걀은 잠시 동안 입안에 머무르고 금세 사라져버렸다. 내 입은 아주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