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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와서 잠깐 바람 쐬러 밤 산책하러 나갔다. 대림동의 밤거리는 아무렇지 않았다. 고요했고, 깨끗했다. 어느 누가 이 동네가 시끄럽고 더럽다고 했는가 와보고 말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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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산책 나가기 전 맥주 캔들을 챙겼다. 집에서 맥주를 자주 마시는데 먹고 나서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 ‘수퍼빈’에 가서 적립하면 개당 10포인트를 준다. 지금까지 먹은 캔만 60캔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동안 모아뒀던 캔을 들고 산책을 나갔다. 왜? 고철, 캔을 모으시는 할머니에게 가져다주기 위해서

저번에 ‘왕라오지’ 캔 음료를 마시고 버릴 곳이 없어서 들고 다니다 캔을 모으고 계신 할머니를 발견하게 되었고 쓰레기통에 버릴 바에 할머니한테 드리면 할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그때의 생각이 떠올랐고, 밤 산책하다 할머니를 만나면 드리기 위해 챙겼다. 두암어린이공원 주변에 식당이 많아서 우선 그쪽으로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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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거리를 청소 중이신 환경미화 선생님을 마주치게 되었다. 이 시간대쯤 동네에는 미화 선생님이 자주 보인다. 내가 걷던 거리는 주차된 차량 때문인지, 쓰레기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인지 주택가 안쪽으로는 차량이 들어오지 않고 리어카를 끌며 쓰레기 더미를 담고 계셨다. 날씨가 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문득 미화 선생님은 캔 수거 할머니를 알고 계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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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캔 줍는 할머니분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앗 저는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제가 먹은 맥주캔을 드릴까 해서…“ ”아하 그렇군요! 저 도로 끝에서 우회전해서 올라가다 보면 이마트24가 나오는데, 그쪽에 계실 거예요“ ”감사합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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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미화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달콤했다. 그리고 목소리에서 밝음이 느껴졌다. 미화 선생님과 더 대화 나누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캔 할머니를 찾으러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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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셨던 장소에 가보니 사거리에 재활용수 거장이 있었다. 여기에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내가 저번에 만났던 할머니는 아니지만 다른 할머니가 계셨다. 내가 본 상황은 쓰레기를 파헤치며 분류하고 계신 건지 아니면 무엇을 찾고 계신 건지모르겠는 상황이었다. 너무 몰두하고 계셔서 처음에는 쓱 지나쳤다.

할머니에게 말걸 용기를 장착하고 다시 유턴하여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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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안녕하세요. 혹시 캔 드려도 될까요?…” ”아! 제가 집에서 먹고 모아둔 맥주캔인데요! 할머니 드리고 싶어서 챙겨 나왔어요…“ ”괜찮으실까요?…” ”어 그려 여기 두고 가“ ”네! 혹시… 다음에도 또 가지고 와도 될까요?…“ ”그려 알겠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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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처음에 무표정이었지만 내가 웃으면서 살갑게 말했더니 어느새 할머니도 밝은 표정을 하고 계셨다. 그래서 그런가 뒤돌아서 집으로 가는 걸음이 힘이 났다. 그리고 뿌듯했다.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