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를 만들 때마다 세계관과 캐릭터 설명을 복사해 새 대화에 붙이는 건 금방 지칩니다. 앞에서 정한 이름이나 설정이 뒤에서 바뀌기도 하고요. 코딩 에이전트는 작업 폴더의 문서를 직접 읽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야기의 기준을 파일로 남기고, 바꿀 장면만 지정해 다시 쓰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겠습니다. 코드를 직접 작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챕터에서는 앞에서 만든 편의점 야간 알바생 진우의 이야기를 계속 사용합니다. 진우는 마지막 근무일에 첫눈을 보고, 떠나려던 마음을 바꿔 하루 더 일하기로 합니다. 이 짧은 시놉시스가 어떻게 장면이 되는지 따라가 보세요. 내 작품에서는 진우의 이야기 대신 자신의 시놉시스를 넣으면 됩니다.

코딩 에이전트와 함께하는 시나리오 작업 흐름

코딩 에이전트와 함께하는 시나리오 작업 흐름

먼저, 작업 폴더 하나를 만듭니다

Codex나 Claude Code처럼 파일을 읽고 수정할 수 있는 코딩 에이전트에서 새 폴더를 열어 주세요. 예를 들어 내_단편영화라는 폴더를 만들고, 앞 챕터의 시놉시스를 synopsis.md로 저장합니다. 손으로 파일을 만들기 어렵다면 에이전트에게 부탁해도 됩니다. 앞 챕터에서 이미 폴더를 만들었다면 그 폴더를 그대로 여세요. decisions.md와 treatment.md가 있다면 첫 요청에서 함께 읽게 하면 같은 질문을 두 번 받지 않습니다.

작업 흐름은 간단합니다. 시놉시스에서 확정한 사실을 작품 기준 문서에 남기고 → 그 기준으로 장면 순서를 정하고 → 장면별로 쓰고 → 서로 어긋나는 부분을 점검합니다. 한 단계에서 결정한 내용이 다음 단계의 입력이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파일을 직접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synopsis.md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작업이 진행될 때 에이전트에게 만들게 하세요.

파일 담을 내용
[synopsis.md](<http://synopsis.md>) 내가 쓴 3~5문장 시놉시스
[story-bible.md](<http://story-bible.md>) 장르·톤·세계의 규칙·인물·바꾸면 안 되는 결정
[outline.md](<http://outline.md>) 이야기의 주요 전환점과 장면 순서
scenes/ 씬별 초고
[revision-notes.md](<http://revision-notes.md>) 왜 무엇을 바꿨는지

아래 그림처럼 앞에서 정한 내용이 다음 파일로 이어집니다. 뒤에서 설정을 바꾸게 되면 어느 파일부터 다시 확인해야 할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시놉시스, 작품 기준, 장면 순서, 장면별 초고, 수정 기록으로 이어지는 작업 파일

시놉시스, 작품 기준, 장면 순서, 장면별 초고, 수정 기록으로 이어지는 작업 파일

작업 폴더를 연 뒤, 아래 요청으로 시작합니다. 이후에는 긴 설명을 다시 붙이지 않고 파일 이름과 바꿀 부분만 말하면 됩니다.

이 폴더는 내 단편영화 시나리오 작업실이야. synopsis.md(있으면 decisions.md와 treatment.md도)를 읽고, 이미 정해진 사실과 내가 결정해야 할 질문을 나눠 보여줘. 새 설정은 임의로 확정하지 마. 내가 답하면 story-bible.md에 작품의 기준을 기록해줘. 이후에는 이 파일을 기준으로 장면 설계, 초고, 점검을 차례로 도와줘. 파일을 고칠 때는 무엇을 바꿨는지 알려줘.

처음 응답에서는 에이전트가 무엇을 시놉시스에서 읽었는지와 무엇을 추측했는지 구분하는지만 확인하세요. 질문에 답한 뒤 story-bible.md가 실제 폴더에 생겼는지 보면 준비가 끝납니다.

1. 작품의 기준을 먼저 정합니다

story-bible.md는 이 영화의 작은 안내서입니다. 주인공이 원하는 것, 그것을 막는 것, 이야기의 분위기, 인물 관계, 세계의 규칙을 적어 둡니다. 대사 한 줄보다 이 기준이 먼저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장면마다 다른 영화처럼 보이기 쉽거든요. 여기에는 확정한 사실과 아직 선택하지 않은 제안을 구분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앞 챕터의 편의점 이야기라면 “진우는 오늘이 마지막 근무라고 생각한다”, “첫눈은 결정을 흔드는 계기다”, “조용하고 담담한 톤을 유지한다” 정도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첫눈이 사실 초능력의 신호다’ 같은 새 설정은 작가가 선택하기 전에는 넣지 않습니다.

에이전트가 제안한 항목을 보며 세 가지만 판단하세요. 내가 의도한 이야기인가? 서로 모순되지는 않는가? 지금 결정할 필요가 있는가? 결정하지 못한 것은 ‘미정’으로 남겨도 됩니다. 빈칸을 그럴듯한 답으로 채우는 것보다 작가의 질문으로 남기는 편이 좋습니다.

여기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진우의 목표, 첫눈이 일으키는 변화, 마지막 선택을 한두 문장씩 설명할 수 있으면 됩니다. 세부 대사나 소품까지 지금 확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2. 전체 흐름을 비트와 장면으로 펼칩니다

비트는 이야기가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촉발 사건, 큰 선택, 위기, 결말 같은 것들이죠. 유명한 3막 구조나 비트시트는 참고할 수 있지만, 작품을 틀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짧은 영화라면 비트 몇 개와 장면 몇 개만으로도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