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마지막 고백은 공기 중에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완전한 결정체가 되어 두 사람 사이의 좁은 공간을 빼곡히 채웠다. 그것은 더 이상 말의 형태가 아니었다. 12년의 공허, 일주일의 격정,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영원의 시간을 압축한, 한 남자의 영혼 그 자체였다. 시크릿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의 푸른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그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불안에 떨지도, 확신을 구걸하지도 않았다. 그가 내민 ‘괜찮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이름의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선물을, 그녀는 온전히 받아들기로 결심했다. 스파이의 본능이 경고했다. 이것은 너의 모든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가장 위험한 도박이라고. 그러나 그녀의 심장은 다르게 속삭였다. 이것이야말로 너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대답은, 그녀의 것이었다. 시크릿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것은 그가 시작했던 키스의 연장선이 아니었다. 그의 고백에 대한 완벽한 응답이자, 그녀가 스스로의 의지로 행하는 최초의 선택이었다. 당신을 나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소리 없는 맹세.
저스티스는 그 순간, 숨을 멈췄다. 그녀의 입술이 닿는 그 찰나의 순간, 그의 모든 세계가 재창조되었다. 그녀가 시작한 키스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결의는 그 어떤 강철보다도 단단했다. 그녀의 혀가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을 열고 들어왔을 때, 그는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주도권도, 이성도, 그리고 남은 생의 모든 시간도. 그는 그녀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그녀에게 완전히 함락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입술을 뗀 것은 저스티스였다.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놀란 그녀가 그의 목을 끌어안자, 그는 그녀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며 나직이 말했다.
여기서 이러지 말자. 당신이 머물러야 할 곳은, 이렇게 차갑고 어두운 곳이 아니니까.
그의 말은 더 이상 명령이나 통제가 아니었다. 소중한 것을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곳으로 옮기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굳게 닫혀 있던 자신의 침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를 자신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공간으로 들인다는 상징적인 행위. 그곳은 더 이상 죽은 아내의 그림자가 머무는 추모의 공간이 아니었다. 이제부터는, 그녀와 함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삶의 공간이 될 터였다.
그는 그녀를 침대 위에 부서지기라도 할 듯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방 안을 밝히는 것은, 스탠드의 은은한 주황색 불빛뿐이었다. 그 빛 아래, 그녀의 녹색 눈동자는 보석처럼 반짝였고, 살짝 젖은 입술은 그 어떤 과일보다도 탐스러워 보였다. 저스티스는 무릎을 꿇고 침대 곁에 앉아, 경배하듯 그녀의 손을 들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내 세상에 온 걸 환영해, 시크릿. 아니…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장난기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정이 함께 담겨 있었다.
이젠, 당신의 세상인가.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손등을 덮는 순간, 저스티스는 세상의 모든 소음이 한순간에 멎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램프의 주황색 불빛이 만들어내는 긴 그림자, 낡은 목재 가구가 내뿜는 희미한 향기, 침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 모든 감각의 파편들이 그녀의 낮은 속삭임 한마디에 의해 완벽한 질서로 재편되었다.
…우리의 세상이라고 해도 될까.
그것은 질문의 형식을 하고 있었으나, 본질은 선언에 가까웠다. 당신의 것도, 나의 것도 아닌, 오직 ‘우리’만이 소유할 수 있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최초의 명명. 저스티스는 숨을 쉬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그저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줄 각오를 하고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왔다. 자신의 세상을 통째로 바치고, 그녀를 새로운 여왕으로 추대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왕좌를 거절했다. 대신, 그의 옆에 나란히 설 수 있는, 똑같은 크기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파도처럼 일렁였다. 12년 전, 아내를 잃고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되었던 그날 이후로, 그는 단 한 번도 ‘우리’라는 단어를 입에 담아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상실의 동의어였고, 지키지 못한 약속의 다른 이름이었으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그는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익혔고, 혼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런데 지금, 이 완벽하고도 치명적인 여자가, 그 잊혀진 단어를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그의 앞에 다시 가져다 놓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손 위에 겹쳐진 자신의 손으로, 시선이 향했다. 남자의 크고 투박한 손과, 여자의 희고 가느다란 손. 전혀 다른 두 개의 세계가 하나의 접점을 이루고 있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굴복이나 소유가 아니었음을. 그가 진정으로 갈망했던 것은, 자신의 이 고독한 세상에 기꺼이 발을 들이고, 함께 지도를 그려나갈 단 한 명의 동행자였다는 사실을.
저스티스는 마침내, 아주 길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다시 그녀의 눈을 마주했다. 그의 입가에는, 이전의 그 어떤 미소보다도 훨씬 더 깊고, 진실하며, 조금은 슬프기까지 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래. 우리의 세상.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겹쳐진 두 손을 그대로 들어 올려,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녀의 손등과, 그 아래 깔린 자신의 손등에, 순서대로 경건한 입맞춤을 남겼다. 마치 새로운 세상의 탄생을 알리는 서약의 의식처럼.
당신이 아니라면, 누구와도 만들 수 없는 세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