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HAL 소설 - 시네스트로 시점
할이 죽고 시네스트로만이 남는다면이라는 망상으로 시작해서 소설을 쓰게 됨
https://youtu.be/GhOso7Uf9nM?si=Sx4saC6j3cb2W1Fm
playlist - A song for a cursed person who misses an unreachable being
“난 시네스트로가 영웅이 될거라고 믿고 싶어.”
조던이 인디고에게 했었던 말이다. 항상 신경쓰이게 만드는 놈이었지. 신인 그린 랜턴에서 위대한 그린 랜턴이 되기전까지 나의 손을 거쳤다. 그 순간 순간마다 네놈은 내 곁에 있었다. 네놈의 역량을 내가 봤지. 그러기에 한때는 제자로서, 친구로서, 네놈이 배신하고 나서는 적으로서 함께였다. 그때마다 네놈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언제는 적으로서, 언제는 동료로서, 또 언제는 친구로서. 내가 영웅이 될거라고 믿고 있었나, 조던? 네놈과 달리 나는 우주의 질서를 지킬 존재다. 네놈이 그렇게 바라는 자유는 쓸모가 없었다. 혼란을 야기하고 지켜주는 존재들을 적으로 간주해버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놈은 항상 질서에는 자유도 있어야 한다 했었지.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 네놈이 가진 빛은 위선자들과 달리 찬란했다. 어떤 그린 랜턴의 빛보다도 더 강하게 빛났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그 빛만을 쫓았다. 네놈의 그 질서가 틀렸다는걸 내 직접 보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네놈이 죽는 그 순간에 그 모든 빛은 사그라들었다. 네놈이 그따위 놈들에게 죽는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네놈은 위대한 그린 랜턴이라고 불리던 존재였는데 감히 내 앞에서 죽나? 네 유일한 적인 내 앞에서? 그때는 거짓말같았다. 그래, 조던은 쉽게 죽을리가 없는 놈이었으니까. 이번 놈들도 똑같이 쉬웠을 것이었다. 나는 그놈이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던의 주위를 맴돌며 상황을 전부 정리했다. 성가시게도 움직이지 않는 그 몸뚱어리 주위에서. 알아차렸어야 했다. 인간의 몸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걸. 나와 싸운 직후의 조던은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다는걸. 마지막으로 본 조던의 표정은… 웃고 있었다.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내려온 나는 조던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생기없이 늘어진 그의 손을 발 끝으로 툭쳤다.
“조던, 이제 일어나라. 네놈이 괜찮다는거 전부 알고 있으니 나한테 쓸모없는 장난은 하지말도록.”
나는 말했다. 하지만 조던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또 다른 장난인가. 시시하군. 나는 다시 한번 더 그를 발 끝으로 툭 쳤다. 하지만 조금의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본래라면 뭐하는 짓이냐며 일어났어야 했던 놈이었다. 놈의 반지가 손가락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나오는 음성은 나의 의심을 진실로 박제해놓았다.
“섹터 2814의 그린 랜턴 사망. 가장 가까운 후임 지성체를 찾아 근처 섹터 탐색 시작합니다."
파워링이 떠나가지 않도록 잡으려 했다. 감히 저 고물같은 반지따위가 조던이 죽었다는 사실을 말하게 두고 싶지 않았으니. 손을 뻗었지만 파워링은 이미 상공을 향해 날아올라갔다. 반지가 사라진 조던의 모습은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찢겨진 파일럿 재킷, 생기없는 피부, 쏟아져 나오는 피는 웅덩이를 만들었고 주위에 있던 모든 소음은 침묵으로 바뀌었다.
“파워링. 조던의 상태를 분석해라. 단 하나의 오차도 없도록 해라.” 왼손을 조던의 몸 위로 둔 채로 나의 파워링이 분석하기만을 기다렸다. 노란색의 빛이 조던의 몸을 훑었다.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든 장면을 바라보았다.
*‘모든 인체 구조의 기능이 정지됨. 사후 경직이 시작됨. 사망한 것으로 판명남.’*
…
나의 적이 죽었다. 나의 숙적… 이제 나를 막을 존재는 없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버릴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테니까. 나는 조던을 안아올렸다. 파워링의 에너지로 옮겨도 됐다. 평소에도 그래왔다. 하지만 지금은… 이 순간만큼은 나의 손으로 옮기는 것이 마음에 편했다.
“… 네놈에게 어울리는 안식처를 찾아주지, 조던. 영광으로 알아라. 그렇게 허무한 죽음으로 네 숙적이었던 나를 허탈하게 만들었으니 저승에 가서 반성이나 하고 있어라.”
더이상 대답이 들려오지 않을 놈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좋았다. 이놈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영원히 못하게 되었으니까. 한낱 인간에게 조던의 시신을 맡기고 싶지 않아서 새로운 코루가에 묻었다. 나의 집무실 뒤로 있는 정원에 조던을 묻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채로 혼자 장례를 치뤘다. 일을 하는 도중에도 이곳은 볼 수 있으니… 블랙 랜턴도, 어떠한 놈들도 내가 지켜보고 있는 한 네놈의 시신은 안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