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운동 강의를 보는데 강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이 강의는 입문자를 위한 강의예요. 많은 분이 입문자와초보자를 헷갈리시는데, 입문자는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고요, 초보자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는 알지만, 아직 실력이 낮은 사람들이에요. 자신이 운동신경과 수행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특정 종목을 처음 배우는 상황이고 어떻게 터득해야 하는지 모르면 입문자예요.’

이 말을 듣고 지금까지 나는 입문자를 초보자와 동일시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청사진의 유무는 쏙 빼놓은. 핸드스탠드를 배우고 싶어 하면서 나같이 실력이 없는 사람들은 당장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만 알고 싶어 했다. 단기 목표설정을 어떻게 하며, 단계는 어떻게 나눌 것이며, 최종 목표는 얼마 동안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 한 채로말이다.

최근에 내가 진행하던 일에서도, 당장 내가 하던 일을 끝낸 후에 그 다음 단계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청사진을 그리지 않았던 이유였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아직도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열정은 서서히 식어가는 채로 허우적허우적 다른 길을 찾으며 방황하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당장 눈앞의 과업에만 신경 쓰는 사람은 조급한 마음으로 일을 수행하겠지만, 청사진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은 숲을 보고 미래를 보며 긴 시간 일을 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임하는 태도면에서도 확연히 다를 것이다. 열정을 이어간다든지 말이다. 지금의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 것들을 중구난방으로 벌이더라도 나중에 그 여러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그릴 수 있는 청사진을 미리 설정해봐야겠다. 그럼 하나의 과업이 끝나더라도 길을 잃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눈앞의 것에 연연하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보자. 가벼운 도전들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았다며 우리를 반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