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철학적이고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이면서 구구절절하다. 내가 조금 더 배운 사람이었다면 더 확실한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전공으로 한다면 정말 속세와 멀어지겠다. 철학과도 취업할 수 있다는데, 방법은 전과라고 한다...

</aside>

나

타자를 치는 고깃덩어리, 만 17세 미성년자, 직전까지 책을 쳐다보던 동물, 물이 필요한 존재

과목마다 매력이 있기 때문에 (6.)

수학 문제를 푸는 나를 보며, 틀리기만 해서 골머리를 싸매며 '으,, 수학 극혐,,' 하는 모습을 본 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수학을 못하고 싫어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유형의 문제를 만나 완벽한 수학적 귀납법을 통해 문제를 깔끔하게 풀어내며 즐겁게 친구에게 알려주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본 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는 (내심 또라이로 느낄 수도 있다)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조금 더 아는 사람들은, 내가 수학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좋아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임을 이해할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일까 좋아하는 사람일까.

만약 내가 어떤 계기로 더이상 숫자라고는 쳐다도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 이전의 나는 수학을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수학을 싫어하기만 하는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닐까?

어느 순간 위대한 수학자님을 만나고, 내 길은 수학 밖에 없다. 수학이 최고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수학에 대한 불호가 없는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닐까?

"나"는 변화한다

변화하는 나에게 수학에 대한 특성 하나를 이게 "나"라고 특정짓기 어렵다. 모두 "나"이면서, 어느날 기억 상실을 얻어 수에 대한 체계를 잊는다면, 모두 내가 아니게 된다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조차 '다시 생각해봤더니 이건 아닌 것 같아'라고 느끼는 때가 올 것이다. 내가 적은 생각들을 되돌아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으니. 다르게 생각하게 된 그것도 "나"이면서, 이렇게 생각한 것도 "나"이다.

그래서 무엇하나 나의 취향과 특성들이 나를 대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언제든 바뀔 수 있을테니, 내가 아는 "나"와 당신이 본 나의 특성만이 전부가 아닐테니.

고유명사 김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