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https://youtu.be/whue9_YquGA?si=znzrsB4LQnhhOjgg

Block의 AX, 경영 설계를 묻다

문제 제기

Block은 Square, Cash App, Afterpay 등을 거느린 미국 핀테크 기업이다. 결제와 금융 서비스를 소프트웨어로 운영하는 회사인 만큼, 엔지니어링 조직의 생산성은 단순한 내부 효율 문제가 아니라 출시 속도, 고객 경험, 비용 구조, 성장 전략과 곧바로 연결된다. 이 회사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lock은 AI를 코딩 보조 도구 정도로 보지 않았고,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통째로 다시 설계하는 계기로 삼았다.

겉으로만 보면 Block은 이미 AI 도입에 성공한 회사처럼 보였다. Goose와 Claude Code를 도입한 뒤 엔지니어의 90%가 매일 AI 도구를 쓰는 상태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Jack Dorsey는 “엔지니어링은 아직 AI를 쓰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사용률은 높았지만 배포 속도, 버그 수정 리드타임, 고객에게 기능이 전달되는 스루풋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Block은 ‘도입’과 ‘임팩트’를 구분했고, AX를 단순 도구 확산이 아니라 경영 설계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적응도와 성숙도

Block이 흥미로운 이유는 AI 적응도와 AI 성숙도를 분리해 본다는 점이다. 적응도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AI를 쓰는가의 문제다. 이 기준에서 보면 Block은 상당히 앞서 있었다. 엔지니어 다수가 IDE 자동완성, 코드 생성, 문서 요약, 질의응답 같은 방식으로 에이전트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숙도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조직이 AI를 어디까지 운영 구조 안에 통합했고, 어느 수준까지 일을 위임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Angie Jones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엔지니어와 에이전트의 관계를 기준으로 0단계에서 5단계까지의 성숙도 모델을 제시했다.

단계 의미 조직 상태 경영적 함의
0 AI 미사용 사람이 전 과정을 직접 수행 기존 노동 투입 구조 유지
1 자동완성 중심 IDE 보조 수준 효율은 조금 좋아지지만 방식은 그대로
2 질문·채팅 중심 AI와 대화하지만 산출물 전환은 약함 사용률은 높아도 KPI 변화는 미미
3 작업 위임 + 검수 에이전트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이 승인 인간 역할이 작성자에서 감독자로 이동
4 다중 에이전트 병렬 여러 작업을 동시에 위임 병목이 리뷰·인프라로 이동
5 자율 실행에 근접 배포 가능한 결과를 에이전트가 생산 직무 정의와 인력 구조 재검토가 불가피

핵심은 여기 있다. 적응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AX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자동완성과 질의응답이 널리 퍼져도 성숙도가 1~2단계에 머물면 배포 속도, 릴리즈 주기, 품질 개선 같은 사업 성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Block이 본격적으로 AX를 이야기하기 시작한 시점은, 높은 적응도를 성숙도 3~5단계로 끌어올릴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였다.

1/9/90 법칙과 50명 챔피언

이 전환에서 Block이 붙잡은 핵심 가정이 1/9/90 법칙이다.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조직에 퍼뜨릴 때, 대략 1%는 패턴을 처음 만들고, 9%는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확산시키며, 나머지 90%는 성공한 방식이 보일 때 따라온다는 관찰이다. Block은 AI 도입도 정확히 이런 분포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전사 교육은 그리 효율적인 전략이 아니다. 3,500명 전원을 같은 강의실에 넣고 툴 사용법을 가르쳐도, 실제로 새로운 작업 방식을 설계해 낼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Block은 그래서 레버를 ‘모두’가 아니라 ‘1%’에 두었다. 엔지니어 3,500명 전체를 교육하는 대신, 약 50명의 챔피언을 선발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1/9/90 법칙을 단순 분포 설명이 아니라 조직 설계 원리로 썼다는 데 있다. 1%는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팀이 매일 지나는 길을 다시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9%는 그 구조를 가장 먼저 받아들여 현업에서 검증하고 퍼뜨리는 층이다. 90%는 이 둘이 만들어 놓은 기본값과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결국 Block은 사람 개개인의 프롬프트 역량을 끌어올리기보다, 1%가 구조를 바꾸고 9%가 그것을 확산하도록 판을 짠 것이다.

상세보기: 1/9/90 법칙을 Block은 어떻게 활용했나 내용 실제 의미
1% 새로운 패턴을 만드는 소수 챔피언 50명을 뽑아 코드 저장소와 규칙, 스킬 구조를 설계하게 했다.
9% 변화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층 새 구조를 현업에서 먼저 써 보고 팀 단위 확산의 매개가 됐다.
90% 검증된 패턴을 따라가는 다수 별도 교육보다 저장소 기본값과 업무 흐름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았다.
전략적 함의 전원 교육보다 구조 개조가 우선 AI 전환의 레버를 사람 교육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기본값에 두었다.

챔피언 선발 기준도 이 논리와 맞닿아 있다. Block은 단순히 AI를 좋아하거나 개발을 잘하는 사람을 뽑지 않았다. 업무 시간의 30% 이상을 AX에 쓸 수 있는지, 실패와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지, 회사의 핵심 코드 저장소를 대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즉 챔피언은 조교나 홍보 담당이 아니라, 도구·업무·시스템·경영 맥락을 이어 붙이는 내부 설계자였다.

상세보기: 챔피언 선발 기준 내용 왜 중요했는가
시간 투입 가능성 업무 시간의 30% 이상을 AX 전환에 투입할 수 있어야 했다. 챔피언 역할은 부업이 아니라 코드 저장소 개조와 실험, 표준화 작업을 계속 밀어야 하는 임무였기 때문이다.
실패 감수 성향 시행착오와 불편, 품질 저하 가능성을 견딜 의지가 필요했다. 성숙도 3~5단계로 가는 과정은 안정적 운영보다 빠른 실험과 수정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핵심 저장소 대표성 중요한 코드베이스와 업무 규칙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챔피언의 역할은 개인 실력 과시가 아니라 팀 전체가 매일 지나는 저장소 구조를 바꾸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도메인 연결 능력 코드뿐 아니라 업무 흐름과 팀 관행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암묵지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규칙과 문맥으로 바꾸려면 도메인 번역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코드 저장소 구조를 다시 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