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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제창한 타우(τ) 스케일링의 법칙(타우의 법칙) 은 EUV 노광 장비를 입수하지 못하는 중국의 고육지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공급망(supply chain)과 특허 출원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중국은 EUV를 포기하지 않았고, ‘2단 구성’의 전략이 떠오른다.

타우의 법칙을 제창한 화웨이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과 특허 출원 동향을 조사했다.

공급망 분석은 국립정보학연구소(NII) 미즈노 다카유키 연구실과 와세다대학 쿠리사키 슈헤이 준교수에게 의뢰했다. 중국어로 인터넷에 공개된 화웨이 관련 거래 정보를 스크래핑(scraping)으로 추출하고, 데이터베이스에서 기업 간 거래를 부재(부품/소재) 공급 방향을 나타내는 화살표로 연결해 공급망 구조를 가시화했다. 아래 그림은 주요 부재의 2차 공급자까지로 한정해 표시했다.

중국 공급자의 맹추격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왼쪽 아래의 분홍색 기업군이다. 분홍색은 중국 기업을 뜻하며, 중심에 위치한 곳은 반도체가 탑재되는 인쇄회로기판(PCB)에 쓰이는 동박적층판(CCL)의 중국 최대 업체 셩이커지(生益科技) 다. 2차까지 보면 부재 조달을 거의 중국 기업으로 충당하고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셩이커지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부재 인증을 중국에서 유일하게 획득한 기업이다.

중국 공급자의 약진은 그림 오른쪽 위의 중쥐신커지(中巨芯科技) 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는 칩에 사용하는 전자용 습식 화학품(電子湿化学品)과 전자 특수가스(電子特殊ガス) 등을 제조하며, SMIC와 TSMC 등 대형 업체를 고객으로 둔다. TSMC의 공급자 평가 제도에서 2025년 하반기 1위를 획득했다.

반면 첨단 영역의 핵심 소재·설계는 여전히 중국 외 기업 의존이 크다. 아래 그림 중앙 상단의 파란 원 영역은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HiSilicon)의 공급망이며, 미국 기업(파란색)과 일본 기업(하늘색)의 존재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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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공급망에 등장하는 중국 외 기업은 EUV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감광재)와 10nm 이하 첨단 반도체에 대응하는 초고순도 불화수소(HF) 등을 제조하는 기업군이다. 아직 중국 기업이 진입하지 못한 영역이다.

여기서 읽히는 것은 중국 공급자가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 28nm 이상 범용·성숙 공정 제품 중심으로 제한돼 있다는 현실이다. 다만 관점을 달리하면 범용·성숙 공정에서는 중국의 국산 공급망이 자라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서 타우의 법칙의 진정한 의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타우의 법칙은 3차원 적층과 광전 융합 등을 구사해 EUV 없이도 성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현시점 중국 국산 공급망 역량의 연장선 위에 타우의 법칙이 있다.

중국의 반도체 정책은 화웨이를 축으로, 타우의 법칙과 범용·성숙 공정 국산 공급망을 동시에 진전시킴으로써, 서방 제재로 최첨단 부재 공급이 완전히 끊기더라도 범용·성숙 제품으로 대응 가능한 체제를 갖추려는 것이다.

EUV 소재 특허 출원 증가

중국은 EUV 노광 장비를 사용하는 ‘미세화(微細化)의 길’을 완전히 포기했을까. 데이터는 그렇지 않음을 시사한다.

특허 데이터베이스 Lens.org로 리소그래피(노광) 관련 중국 기업·기관의 특허 출원 동향을 분석한 결과,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규제가 강화된 2019년 이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