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완성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홍콩 뉴웨이브의 대표자 왕가위 감독의 말을 빌려 위 물음에 대한 답을 대신하고자 함. 그는 영화의 완성에 대해 ***“극장에서 누구와 어떻게 보는가”***라는 말을 남겼음. 그의 말을 근거로 영화의 진정한 완성은 그 소비 주체인 동시에 감상, 사랑, 비평, 비난 등 수없이 많은 후속 행동의 실행자인 ‘관객의 관람이 극장’에서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함. 이런 의미에서 관람을 마친 혹은 시작할 이들을 감독 및 배우와 그 관계자들이 직접 대면하고 그들에게 팬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대인사 및 GV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행사일 것으로 추측함.


무대인사에서 받을 수 있는 스틸북 커버 및 내부 이미지
#Case 1. 철저한 자기관리의 증명: 복근(Abdominals)을 둘러싼 집단 논의
5월 23일 진행된 무대인사 기간 팀 <군체> 내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바로 전지현 배우의 복근이었음. 개봉주 주말 스코어를 예측하는 것과 복근에 대한 감탄 비율이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함. 해당 무대인사를 함께 한 배우들은 물론 쇼박스 및 제작사 관계자들도 전지현 배우의 철저한 자기관리의 결과물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으며 관객석에서도 감탄이 수시로 흘러나왔음. 이런 상황을 본 신현빈 배우는 복근에 “많관부”를 적어두면 영화에 큰 홍보 효과를 얻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음.

나아가 **구교환 배우는 “복근만 따로 유닛 활동을 시켜도 성공할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겨 전지현 배우 본인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이후로도 해당 발언은 여러 차례 회자됐음. 이날의 대화는 영화 속 권세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배우가 기울인 보이지 않는 노력의 일부를 짐작하게 만든 순간이었음.
#Case 2. “아이 노우 지창욱”: 슈퍼스타의 팬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5월 23일 진행된 개봉 첫 주 주말 무대인사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들린 이름은 단연 지창욱 배우였음. 수많은 팬들이 그의 등장부터 이름을 연호하며 사인과 사진을 요청했음.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팬층의 다양성이었음. 연령대와 성별은 물론 그 출신 국가마저 다양했는데, 현장에서는 일본에서 왔다고 소리치는 관객이 있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팬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음. 심지어 프랑스에서 왔다는 관객도 있었음. 지난 5월 칸영화제 출장 당시 반복적으로 사용됐던 “Do you know Ji Chang-Wook(두 유 노 지창욱)?”이라는 문장이 괜히 등장한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음. 참고로 이날 가장 강렬했던 팬의 외침은 “지창욱 오빠!”**¹⁾**였는데, 해당 목소리의 주인공이 남성이었던 만큼 극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던 것이 기억에 남음.

(좌) 무대인사 진행, (우) 무대인사 전 대기실

무엇보다 지창욱 배우는 비교적 짧은 진행 시간 속에서도 관객들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음. 팬이 건넨 원숭이 인형을 목에 걸고 사진을 찍기도 했고, 고양이 귀 머리띠를 쓰거나, 꽃받침 포즈를 취하기도 했음. 또 상황극을 준비한 팬을 위해 해당 팬이 준비한 대사를 직접 읽어주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음. 무대인사 일정이 매우 빡빡하게 진행됐음에도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사진을 찍으며²⁾ 호응하는 모습을 보며, 지창욱 배우의 인기 비결을 실감하기도 했음.
한편 배우에게 전달되는 선물 역시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었음. 행사에 동행한 매니저의 증언에 따르면 가장 많이 전달되는 것은 편지라고 했으며, 그 외에도 키캡, 작은 카메라, 젤리, 과자, 꽃 등 다양한 선물들이 그에게 전달됐음. 특히 지창욱 배우는 현장에서 받은 젤리를 이동 및 대기 시간에 바로 먹기도 했음.

#Case 3. 팬은 무엇을 기억하는가? 구교환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기억하는 관객들
현재 비범한 흥행 성적과 대기권을 뚫고 나가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구교환 배우를 연호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았는데, 구교환 배우의 팬분들은 그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는 사례들이 많았음. 23일 행사에서 가장 범상치 않았던 관객은 코스프레를 한 채 객석 1열에 앉아 있었음. 해당 관객은 구교환 배우의 오랜 팬으로 추정됐는데, 구교환 배우는 관객들을 향한 간략한 인사 후 사진 촬영 시간이 주어지자마자, 객석으로 다가가 해당 팬과 사진을 찍었음.
배우들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팬들 역시 그를 따라 수많은 작품을 감상하지만, 특정 작품은 보다 오래 그리고 특별하게 기억에 남기도 함. 팬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배우의 현재 모습과 인기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나온 시간을 증명해 주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자 함. 이날 객석에는 그런 흔적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존재했음.

#Case 4. 그들은 왜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가? 3人의 사인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