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2(제작 조교와 투자 조교 편)에서 영화 제작은 보다 복잡하고 치밀한 계산 아래 수행되는 집단 노동의 결과물에 가깝다고 밝힌 바 있듯, 영화는 하나의 살아있는 ‘군체’와 같음. 현실에서 연상호 감독이 서영철과 같다면, 그 아래서 수많은 스텝들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개체들이 있음. 바로 각 집단을 이끄는 ‘키 스텝(Key Staff)’들임. 이번 일지에서는 ▲촬영 ▲미술 ▲특수분장 ▲음악 ▲무술 등을 진두지휘하는 분야별 감독들의 목소리를 빌려 스크린 속 <군체>를 더욱 실감나게 만든 요소와 제작 비하인드를 하나씩 살펴보고자 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가장 먼저 이미지를 접하며, 이야기를 따라가게 됨. 촬영을 담당한 변봉선 촬영 감독은 속도와 잔혹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존 좀비 영화들과는 달리 ***“감염자들의 존재가 점점 주인공들을 압박하고 궁지로 몰아넣는 긴장감 자체를 핵심”*으로 잡아 촬영을 준비했다고 말했음. 이어 ***“단순한 추격이나 액션이 아닌 감염자들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반응하고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집중했다”***라고 밝혔음.
감염자들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무엇을 고민했냐는 질문에는 ***“카메라가 감염자들 사이를 빠르게 가로지르며 이동한다”***고 답하며, 유기적이고 속도감 있는 움직임을 통해 감염자들 사이 끊임없이 오가는 연결성과 데이터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음. 그에 따르면 업데이트 시간은 겉으로 보기엔 정지된 상황이나, 그 속에서는 오히려 활발한 정보 교류가 벌어지고 있는 상태임. 변봉선 촬영 감독은 감염자들의 비가시적인 움직임과 대조적인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그를 그려내고자 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전달했음.

또한 변봉선 촬영 감독은 특히 전지현 배우의 액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힘. 전지현 배우는 상당수 액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함. 특히 후반부 카 체이싱 역시 전지현 배우가 직접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촬영팀은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그를 팔로우하며 물리적인 움직임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을 선택했음.
더해 변봉선 촬영 감독은 리얼리티 확보를 위해 ***“차량은 우측 핸들 조작이 가능한 차량을 선택하고 좌측에 별도의 모형 핸들을 추가로 설치했다”***라고 밝혔음. 그는 실제 주행은 우측에 위치한 스턴트 드라이버가 담당하고, 좌측에 앉은 전지현 배우가 운전 연기를 하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다고 설명했음. 이후 후반 작업에서 스턴트 드라이버를 CG로 제거했고 관객들이 관람한 장면이 탄생했음.

참고로 신현빈 배우가 연기한 공설희가 서영철의 연구실에 방문한 장면에서는 당연히 CG 작업이 이뤄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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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메모]
“폭력적인 원숭이들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에서 그 공포를 공설희의 입장에서 같이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설희 박사는 설정 상 감염되지 않기 위해 투명한 헬멧을 쓰고 있는데, 원숭이에게 습격당하며 느끼는 두려움을 보여주려면 공설희의 눈빛을 클로즈업으로 담는 게 가장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헬멧을 개조해 작은 카메라가 리깅될 수 있게 했고, 카메라는 배우 눈과 가까운 상태로 고정돼 촬영을 진행했다.”
변봉선 촬영 감독, 키 스텝 인터뷰 중 발췌

서영철 연구실 로케이션 장소 속 원숭이 인형(카메라 테스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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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확보는 이목원 미술 감독에게도 동일한 숙제로 확인됐음. 이목원 미술 감독은 인터뷰에서 ***“공간이 리얼할수록 그 안의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관객에게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라고 말하며 공간의 현실감을 살리는 것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밝혔음. 나아가 이목원 미술 감독은 ***“공간의 리얼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를 광원과 그에 따른 반사라고 판단해, 간판과 조명 대부분이 실제로 발광하도록 제작했다”***라고 말했음. 그는 이어 ***“반사가 잘 이루어지는 마감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공간이 실제보다 더 넓고 깊이감이 있게 느껴지도록 했다”***라고 첨언했음.
또한 둥우리 빌딩 속 입점 매장의 구성 역시 현실감을 강화하는 중요 요소였다고 함. 이목원 미술 감독은 ***“관객에게 익숙한 브랜드들을 최대한 배치함으로써 공간이 보다 실제처럼 인식되도록 의도했다. 이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에서 좀비 경기장에 ‘크리스피 크O 도넛’ 매장이 등장해 공간의 현실감을 높였던 방식과 유사한 접근”***이라고 설명했음. 나아가 생존자들의 동선이 과천의 외부 로케이션, 실내 세트, 의정부 리조트, 춘천 오픈 세트 등 각기 다른 공간에서 촬영된 만큼, 이들을 혼합해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도록 구성해야 했다고 말했음. 그는 **“이질적인 공간들을 하나의 연속된 공간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전체적인 톤과 질감을 일관되게 맞추는 작업이 중요한 과제”였다고 밝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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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메모]
“둥우리 빌딩의 공간을 ‘이벤트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공간’과 ‘동선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되는 공간’으로 구분했다. 이벤트가 가장 길고 밀도 있게 전개되는 아케이드 상가는 세트로 제작하고, 해당 세트를 여러 방식으로 변형해 다른 층의 로비나 의류 공장 내부로 재활용했다. 반면, 빠르고 다이내믹한 동선이 요구되는 공간들은 로케이션 촬영을 적극 활용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한된 예산 안에서 공간의 밀도와 스케일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이목원 미술 감독, 키 스텝 인터뷰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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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우리 빌딩을 활보하는 감염자들의 탄생에는 특수분장팀 ‘CELL’이 지대한 역할을 했음. CELL의 황효균 대표는 <부산행>은 물론 <반도>, <군체>까지 한국의 ‘좀비 문익점’ 연상호 감독의 세계를 만드는 일에 꾸준히 함께 해 왔음. **황효균 대표는 기존 좀비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심장에서 피가 공급되지 않는 설정인 까닭에 죽은 혈관들이 점점 피부에 드러나는 식으로 표현됐다면, <군체> 속 감염자들의 경우 “혈관을 중심으로 하기 보다는 수포, 감염된 수포들”을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음. 또한 황효균 대표는 연상호 감독으로부터 ‘땀처럼 피부를 통해 하얀 액체가 나온다’¹⁾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음.

좀비 벽과 앤트밀 장면과 같이 감염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촬영에서는 6~9명의 특수분장사들이 작업을 진행했음. 황효균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모든 감염자를 A급으로 분장시킬 순 없어 카메라에 클로즈업되는 전면부 감염자들을 4인 단위의 그룹으로 구성하고, 배우 1명을 특수분장사 2명이 전담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함. 그는 ***“분장사 8명이 한 시간 반 정도 할애해 4명을 분장시킨다. 그렇게 해서 4명이 가면, 또 4명이 오셔서 한 시간 반을 진행한다. 그렇게 3시간 동안 A급 8명을 완성한다. 그 다음에 일반적인 분들은 한, 두 시간 정도 할애하며, 나머지 20~30명은 간단한 수포랑 상처를 색깔로 그리기도 한다. 뒤에 계시는 분들은 그리고 흰색 액체들로 범벅하는 식으로 세팅을 했다”***라고 작업 과정을 설명하며 카메라에 가까운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에 따라 분장의 정도가 달라졌다고 답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