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 앞에 남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남들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빨간색 스포츠 카가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 한 남자가 있다.

그 사람은 ~~'모르는 남자'~~다.

그 앞차가 빠르게 지나고 난 후, 느릿느릿 그 차의 뒤를 이어 다가오는 한 차가 있다. 그 차 안에도 한 남자가 있다.

그 사람이 '나'다

'나'라고 불린 사람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 사람은 일요일 주말, 지독히도 막힐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왜 달려가는가?


차 안 센터페시아 앞 반짝이는 전자시계는 03:00를 가리키고 있다. 여지없이 막히기 시작하는 고속도로 한복판 위에 고독하게도 서있다.

나만의 공간 안에서 배경음악을 깔고, 살짝 열어논 창 사이로 스며드는 햇볕과 바람의 이중주를 맛보며, 눈을 꿈뻑이다, 갑작스럽게 끊긴 배경음악 대신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귀찮다는 반응을 보인다.

내 흐름을 끊은 그 사람은, 절대 거역할 수 없는 존재이며, 내가 지금 고속도로 한복판에 서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잠시 잠깐, '전화를 거절하고 노래를 다 듣고 걸어볼까?'라는 헛된 망상을 내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다정한 목소리로 '여보세요'를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