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이융희 - <미디어는 어떻게 장르문학을 전달하는가?> '지금, 만화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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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만화라고 하면 보면 안 되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며 '오락실'과 더불어 유해매체 중 하나로 여겨진 것이다. 특히, 만화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던 만화대여점은 90년대까지도 유해업소로 여겨졌다. 한 예시가 다음과 같다.
"90년대 중반까지 만화대여점은 고교생들이 대마초를 유통하는 거점이자 '음란/폭력' 텍스트를 유통하는 유해업소로 여겨졌고 업주들은 종종 위법행위로 국가의 처벌의 대상이 되곤했다."
(이융희 - <미디어는 어떻게 장르문학을 전달하는가?> '지금, 만화 9호', 10쪽)
위 관점에서 '만화'는 음지의 문화를 양상하는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대중에게 인식 자체가 나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IMF 이후 소규모 창업이 유행하고, 도서대여점이 생겨나며 '만화'의 유통방식이 변화됐다. 이로 인해 점차 인식도 개선되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오고가는 텍스트들은 서브컬쳐라는 틀어 넘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즉, 음지에서 양지로 떠오르는 시기가 됐다.
도서대여점은 무슨 역할을 했는가? 첫째, 만화의 보급화. 둘째, 만화의 인식개선, 셋째, 만화 유통 플랫폼의 등장. 당시 도서대여점에 납품되던 만화책의 가격은 2,000원 ~ 3,000원. 대여료는 그의 10%인 200 ~ 300원. 소설책의 가격은 만화책보다 높은 7,000 ~ 10,000원. 대여료는 이 또한 그의 10%인 700 ~ 1,000원. 일반 대중은 위 대여 가격을 지불하고 짧게는 1박 2일, 길게는 3박 4일을 향유했다.
당시 가격으로 2,000 ~ 10,000원 되는 가격은 학생들에게 부담되는 가격이었다. 반면, 하루 용돈도 안 되는 값을 치르고 만화 또는 소설을 며칠 간 볼 수 있었다. 즉, 도서대여점이 만화 접근성의 허들을 낮춰주며 학생들에게 '만화를 볼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 것이다. 또한, 몇 시간 만에 소비되는 '오락실 게임'보다 길게 즐길 수 있었고 일반 문학과 다른 상상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90년대 후반부터 만화방과 비견되는 장소라 함은 단연 '오락실'을 꼽을 수 있다. 오락실은 '양X치 집합소', '폭력성과 무법성으로 점철된 장소' 등 문제아들의 성지로 여겨졌다. 그래서 위험한 장소인 오락실과 대비되며, 도서대여점은 건전한 장소로 평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M세대의 끝자락에 매달린 세대로서, '게임보다 국어 학습을 위해 소설을 봐라'라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라났다.
지금의 웹툰 '이용권' 개념은 어디서 왔을까? 생각해 본적이 있으신가요?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야기했던 것 중에 힌트가 있는데, 바로 '도서대여점'의 대여 방식과 동일합니다.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웹툰을 대상으로 설명하면 가장 간단하겠죠. 우리가 지금 웹툰이나 웹소설을 보는 방식 모두 '이용권' 개념이죠. 물론, 소장권도 제공하지만 '그 작품을 소유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모두 '이용권'을 사용합니다.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가 지금 이용하는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처럼 '플랫폼'의 전신이 '도서대여점'임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그 내용은 앞에 주석을 달아놨듯, 이융희 교수님의 글을 빌려왔고 거기에 제 생각을 얹어봤습니다.
✅ 갑자기 이런 내용을 왜 생각했냐면, 돌배작가님의 아티클을 읽다 최근 제가 본 만화 비평집이 퍼뜩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완전 다른 방향의 접근인데, 떠오른 생각을 글로써 한 번 적어보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기도 했고, 제가 앞으로 목표를 잡은 지점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저런 자료들을 많이 활용하여 웹툰/웹소설과 관련한 글들을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부족하기만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